2023년 10가지 식료품 소매유통 트렌드

1. 쇼핑객의 예산에 영향을 미치는 인플레이션

거의 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식료품 쇼핑객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2022년 Harris Poll이 Alpha Foods의 의뢰로 수행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90%가 식료품 가격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식료품 가격이 인플레이션 관련 걱정 중 1위를 차지하던 유가를 제친 것입니다. 식료품 가격 상승률이 2022년 만큼 가파른 건 아니지만 물가 상승에 충격을 받은 소비자들은 구매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구매량 자체를 줄이고, 보다 가치 있는 구매 옵션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절약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5월 22일을 기점으로 온라인 식료품 가격이 13.4% 올랐는데, Adobe의 Digital Price Index에 따르면 이는 다른 전자상거래 범주 중 가장 가파른 상승률이었습니다.

Oracle의 연구 결과 소비자의 75%가 온라인 제품 가격과 오프라인 매장의 제품 가격을 비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많은 쇼핑객이 프로모션 가격이 적용된 품목을 찾고, 돈을 절약할 수 있다면 새로운 곳에서의 구매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2년 Harris Poll 응답자 절반 이상이 급증하는 육류 가격으로 인해, 이를 대체할 식물 기반의 식품 구매를 고려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브랜드를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 제품으로 교체하는 고객들도 생겼습니다. 육류 및 생선 공급업체인 ButcherBox와 같은 구독 서비스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즐겨 먹는 식료품을 구독해 배송받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지불합니다.

2. 공급망 중단

다양한 요인(작물 흉작, 트럭 노동자 파업, 지정학적 격변 등)으로 인한 지속적인 공급망 중단으로 인해 식료품 소매유통업체가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이행 모델 및 제품 할당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식료품 업체가 자사의 계획 수립 의사결정과 수요 예측, 재고 관리, 제품 입고 흐름(구매 주문 결과 입고된 품목 확인)을 연계할 것입니다.

3. 매장 내 경험 개선

다시 매장으로 대거 돌아온 쇼핑객들은 기술 기반 개선의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은 매장을 둘러보는 중에 스캐너로 품목을 스캔하여 가격을 계산하고, 줄이 늘어선 계산대로 들어서지 않고도 구매 품목에 대한 지불을 완료해 보다 빠르게 쇼핑을 완료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AI 기반 스마트 카트가 제품의 스캔과 결제를 자동으로 처리해 줍니다.

결제 시스템 제공업체인 Ingenico에 따르면 약 25%의 소비자가 식료품 쇼핑 앱을 사용 중입니다. 이와 같은 앱은 쇼핑 목록을 저장하고, 매장 지도를 보여주고, 디지털 쿠폰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충성도 프로그램과도 통합됩니다. 일부 매장에서는 쇼핑객이 종이로 된 주문 번호를 손에 쥔 채 긴 줄에 늘어서는 대신 식품 및 베이커리 품목을 사전 주문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의 최근 구매 내역을 알려주는 디지털 키오스크도 하나 둘 생겨나고 있습니다.

4. 기술의 거대한 영향력

'매끄러운 옴니채널 전술'이 식료품 업계에서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에게 온라인 및 오프라인 채널 모두에서의 쇼핑 옵션을 제공하자는 마케팅 용어를 의미합니다. 식료품 소매유통업체는 다양한 배송 옵션 및 충성도 높은 고객에 대한 저렴한 가격 제공을 위해 오프라인 및 디지털 방식을 결합하고 있습니다.

매장에서는 전자식 진열대 라벨이 제품 가격 변경 시 인력의 수동 작업을 없애주고, 더 많은 제품 정보를 제공하고, 심지어 QR 코드를 통해 레시피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일부 식료품 소매유통업체는 매대 사이를 돌아다니는 로봇을 사용해 진열대를 확인하고 재고를 보충하기도 합니다. 기술은 백오피스에도 새로운 차원의 효율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시스템에 구축된 AI 알고리즘은 소매유통업체가 식료품 가격을 낮추고, 순환 광고를 향상하고, 수요 예측을 개선할 수 있게 해 줍니다.

5. 소규모 소매유통업체를 위한 성장 기회

큰 것이 항상 더 좋은 것은 아닙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소매유통업체들이 보다 아늑한 공간, 개인화된 서비스, 독창적인 상품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2021년 시카고에서 문을 연 Dom’s Kitchen & Market은 매장 한 가운데에 식사 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포장 제품은 가장자리에 배치했습니다.

규모가 더 큰 식료품 체인들은 소규모 브랜드를 분리하는 방식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 남동부에서 1,300여 개의 수퍼마켓 매장을 운영 중인 Publix는 유기농 생산물과 육류를 식료품과 혼합 제공하는 소규모 형태의 매장인 GreenWise Market을 출시했습니다. 지난 해 기존의 Publix를 찾은 쇼핑객의 수는 줄어든 반면 GreenWise 매장을 찾은 쇼핑객의 수는 꾸준히 증가했고, 매장 체류 시간도 더 길었습니다. Dom’s처럼 일부 소규모 매장들은 소비자가 식사, 신선 식품뿐만 아니라 즐거운 활동을 위해 찾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미국 중서부의 가족 소유 체인인 Schnucks는 자연 식품 매장인 Eatwell Market을 열었습니다. Sprouts Farmers Market은 '보물 찾기 같은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십 개의 소규모 매장을 신규 오픈할 계획입니다.

6. 지속가능성 및 건강한 옵션을 중시하는 문화

ESG(환경, 사회 및 지배구조) 활동과 건강한 식품에 대한 수요 증가가 소비자들의 식료품 쇼핑 목록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연구기관인 Mintel에 따르면 미국 쇼핑객의 27%가 육류 소비를, 17%가 유제품 섭취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식료품 업체들은 윤리적으로 조달한, 보다 건강한 식품의 목록을 늘려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위스의 식료품 체인인 Migros는 동물 세포를 통해 육류를 생산하는 식품 기술 기업인 SuperMeat와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이와 같은 배양육은 축산 농가에서 배출되는 메탄 가스의 배출량을 낮추는 데 기여합니다. 또한 잔인한 동물 도축과 성장 호르몬으로 인한 건강 위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도 가라앉히고 있습니다.

Grocery Doppio 보고서에 따르면 식료품 업체의 약 71%가 지속가능성을 2023년의 주요 우선순위로 꼽았고, 43%는 고위 경영진이 이와 같은 노력을 주도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같은 보고서에서 61%의 쇼핑객이 자신이 애용하는 식료품 업체의 지속가능성 노력을 인지하고 있으며, 37%가 지속가능한 선택을 위해 최대 17%의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더 많은 식료품 쇼핑객이 진열대 라벨에서 그리고 디지털 채널에서 지속가능성 관련 제품 정보를 볼 수 있게 되기를 원합니다.

7. 온라인 쇼핑 플랫폼 증가

여전히 대부분의 소비자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식료품 쇼핑을 하지만(오프라인 매장이 미국 식료품 매출의 85%를 차지), 온라인 식료품 쇼핑 역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Statista의 2022년 연구에 따르면 2021년 미국의 디지털 식료품 판매는 전년도의 8백3억 달러 대비 1천7억 달러로 증가했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온라인 식료품 판매가 2027년이 되면 3천661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Walmart(Sam’s Club 포함)는 미국 내 최대 온라인 식료품 업체로 시장 점유율이 25%를 웃돕니다. 이외에도 대규모 식료품 온라인 소매유통 업체에는 Amazon Fresh, Kroger, Costco, Target, Albertsons가 있습니다. Vitacost, Thrive 등 소규모 브랜드들은 자연 식품에 특화되어 있으며, Weee!는 아시아 및 라틴 식재료를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식료품 업체들은 자사의 온라인 및 오프라인 경험을 결합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면 온라인 쇼핑객에게 다음 번 매장 방문 시 사용할 수 있는 개인화된 상품 제안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일부 수퍼마켓은 쇼핑객이 온라인으로 스페셜티 제품을 주문해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는데, 이를 픽업하러 온 소비자들이 매장 안으로 들어가 추가로 제품을 구매하는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온라인 쇼핑을 하든,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을 하든 캔디와 껌 구입을 쉽게 해 주는 앱도 있습니다.

8. 배송 및 구독 모델 확대

Oracle의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의 거의 30%가 식료품 배송 옵션을(온라인 구매 시 커브사이드 픽업 옵션, 홈 딜리버리 옵션, 매장 픽업 옵션)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식료품 업계 트렌드에 따르면 배송 모델이 점점 정교화되고 있습니다. Walmart, Albertsons와 같은 식료품 업체가 유연한 배송 일정 및 배송 알림 이외에도 이제 자사의 배송 서비스의 일환으로 쿠폰, 쇼핑 목록, 제품 제안, 특별 상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식료품 소매유통업체들은 서로 간의 경쟁 외에도 Instacart, Grubhub, Shipt, DoorDash, Uber Eats 등 배달 우선 업체들과도 경쟁해야 합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소비자들은 밀키트(부분적으로 완성된 요리 재료를 집으로 배송해 주는 구독 서비스)를 애용했습니다. 전 세계 밀키트 시장은 2028년까지 296억 3천만 달러 규모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ButcherBox의 월간 구독료는 배송료를 포함해 146달러-306달러 선이며, 구매하는 제품의 종류 및 수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집니다. 고객은 육류 및 생선 조합을 직접 선택할 수 있고, ButcherBox가 엄선한 조합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풀을 먹여 키운 육류 및 해산물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Misfits Market은 생산자가 지나치게 많이 생산해서 버려질 처지에 처한 농작물, 육류 등을 배송해 판매합니다. 고객은 주간 시스템으로 운영되는Misfits 추천 셀렉션을 선택해 주문할 수도 있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셀렉션으로 메뉴를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Misfits은 식료품 매장 가격 대비 최대 40% 저렴한 제품 가격과 식자재 낭비 절감에 일조한다는 만족감을 내세워 브랜드를 광고하고 있습니다.

9. 운영 간소화를 위한 AI, ML 및 자동화 활용

일반적으로 AI, 머신러닝, 자동화는 식료품 업체가 고객 관리, 품질 관리, 재고 관리, 가격 정책, 사기 감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Walmart는 카메라와 실시간 데이터를 사용해 진열대 재고 효율성을 90%까지, 육류 매대의 판매량을 30%까지 늘릴 수 있었습니다. AI 기반 데이터 분석 기술은 식료품 업체에 구매자의 식품 선호도, 알레르기 정보, 품목 구매 동기 등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이들이 가격과 프로모션을 보다 정확히 맞춤 설정할 수 있게 지원합니다. 식료품 품목에 대한 '동적인 가격 정책'을 활용하는 소매유통업체는 AI 알고리즘을 통해 경쟁사 가격, 자체 재고 수준, 가격 변동 이력 및 다양한 소스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각 품목별로 가장 수익성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습니다.

10. '다크 스토어'와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의 출현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라고도 불리는 다크 스토어는 온라인 식료품 주문 서비스만 운영합니다.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는 일은 없고, 대신 홈 딜리버리 또는 커브사이드 픽업 일정만 정할 수 있습니다. 고객은 앱을 사용해 현재 진열대에 남은 품목을 주문하고, 이 주문은 수 분 내에 이행됩니다. 소비자는 신속 정확한 주문의 덕을 볼 수 있고, 소매유통업체 역시 매장 디자인이나 POS 서비스의 필요성을 없애 돈을 아낄 수 있습니다.

오래 전에 확립된 다크 스토어의 개념은 현재에 들어 더 큰 모멘텀을 얻고 있으며, 스타트업 기업들이 이를 통해 큰돈을 벌고 있습니다. 미국 기업인 Gopuff는 3천800억을, 독일의 다크 그로서 Gorillas는 440억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