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로 진화하는 멀티 클라우드, 디지털 전환 격전지로
요약
- 멀티 클라우드 전략, 기업의 92%가 이미 전략으로 채택. 관건은 복잡성을 줄이고, 인프라 전체에 걸쳐 가시성을 확보하는 역량으로 보안 리스크도 최소화해야
- 오라클 클라우드, OCI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클라우드 간 호환성을 확대한 인터커넥트 서비스로 멀티 클라우드 환경 제공,이로써 기업들은 클라우드 간 엔터프라이즈급 핵심 워크로드들을 보다 쉽게 마이그레이션 및 운영 가능
- 인터커넥트 서비스로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 관련 재해복구 및 서비스 제공을 위한 멀티 리전 및 멀티 클라우드 아키텍처 혜택
코로나19 상황 속에 기업 디지털 전략에서 클라우드가 차지하는 중량감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커졌다. 언제부터인가 클라우드를 쓰느냐 마느냐 보다는 쓰기는 쓰는데 어떤 방식으로 쓸지가 기업내 IT 담론의 핵심이 됐다.
왜 멀티 클라우드인가?
클라우드 시장 초창기, 기업들 대부분은 한(Single) 회사가 제공하는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인프라를 운영했다. 그렇게 해도 큰 문제가 없었고 비용과 보안 측면에서도 그렇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었다. 엔터프라이즈 기업들이 내부에 구축한 인프라와 외부 퍼블릭 클라우드를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추진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한 업체에서 제공하는 것만 잘 골라 쓰면 됐다.
하지만 클라우드 시장에서 업체들 간 경쟁이 달아오르고, 클라우드 업체들마다 주특기로 내세우는 기술들도 다양해지면서 한 회사 클라우드만 써도 무난한 선택으로 통했던 시절은 막을 내리는 것 같다.
소프트웨어 업체 플렉세라(Flexera)가 내놓은 2021년 연례 클라우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 92%가 이미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81%에서 증가한 수치다. 상대적으로 특정 회사 클라우드 사용 비중이 높은 경우가 여전히 많지만 기업들이 필요에 따라 다양한 클라우드를 함께 쓰는 것이 이미 현실이 됐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딜로이트의 데이비드 린시컴(David Linthicum) 최고 클라우드 전략 책임자(Chief Cloud Strategy Officer, CCSO)는 최근 해외 IT전문 미디어 프로토콜을 통해 "기업들이 다양한 기술들에 대해 최고의 클라우드 공급 업체들을 활용하려 함에 따라 멀티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것은 기업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진화"라며 "기업들은 CIO가 그것을 알던 모르던 몇몇 클라우드 업체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것은 종종 백그라운드(회사 차원에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일어난다"고 말했다.
준비되지 않은 멀티 클라우드 전략, 리스크로 이어질 수도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들에 걸쳐 다양한 기능을 필요에 맞게 골라 쓴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선 매력적인 요소다. 이를 통해 특정 클라우드 회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다면 더욱 그럴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다.
멀티 클라우드에 도입에 따른 장점만큼 기업들이 감당해야 할 부담 또한 적지 않다. 우선 멀티 클라우드를 확대하면 기업들이 관리해야 할 복잡성이 상상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 복잡성은 보안에 치명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음을 감안하면 좋은 점만 보고 멀티 클라우드에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여러 클라우드 환경에서 사용자, 기기, 워크로드들에 걸쳐 찾기 힘든 사각지대들이 늘어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데, 이건 기업 보안 담당자들에게는 피하고 싶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다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라도 해서 인터페이스나 사용 방식은 제 각각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A회사 클라우드에 많이 적응했으니, B회사 클라우드도 쉽게 쓸 수 있다고 보는 건 결국 착각일 가능성이 높다. 클라우드 서비스들 간에 데이터를 옮기는 것도 쉽지 않다.
어설픈 멀티 클라우드 전략은 비용 측면에서도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프로토콜도 전문가들을 인용해 기업들이 멀티 클라우드로 전환함에 따라 파악되지 않은 비용과 계속 남아 있거나 최적화되지 않은 서버 때문에 예산 책정이 커다란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 딜로이트의 린시컴 CCSO는 "이를 모니터링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멀티 클라우드 전략은 거기에 맞는 역량을 갖추고 추진해야 목표로 했던 시너지를 거둘 수 있다. 관건은 복잡성을 줄이고, 인프라 전체에 걸쳐 가시성을 확보하는 역량이다. 그래야 멀티 클라우드 도입에 따르는 보안 리스크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클라우드 업계 역학 관계 흔들 변수로도 주목
멀티 클라우드가 갖는 잠재력은 크지만 현실적인 문제 또한 적지 않은 지금의 상황은 문제를 해결할 자원과 역량을 가진 클라우드 관련 업체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라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늦게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 입장에선 멀티 클라우드는 기존 판세를 흔들 수 있는 의미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기업들이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들이 제공하는 장점들을 섞어 쓰는 흐름이 확산되면 나름 차별화 역량을 갖춘 후발 업체들이 파고들 공간도 넓어진다. 기존 업체들과 붙어볼 만한 구도를 짜는데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오라클도 클라우드 시장 거점 확대를 위해 멀티 클라우드를 전진 배치한 대표적인 클라우드 회사들 중 하나다. 오라클은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인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racle Cloud Infrastructure: OCI)와 관련해 늦었지만 다르다는 메시지를 반복해왔다.
오라클이 OCI에 대해 내세우는 차별화 포인트들은 편리한 마이그레이션, 클라우드 네이티브앱 서비스, 보안과 성능,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가격 대비 성능이다. OCI가 제공하는 컴퓨팅은 가상서버(VM)를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베어메탈(Bare Metal: 가상화 기능이 적용돼 다른 회사들과 자원을 나눠 쓸 필요가 없는 서버)이 핵심이라 고객들은 애플리케이션을 운영을 위한 전용 서버처럼 쓸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기존 온프레미스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도 오라클이 강조하는 포인트다.
오라클은 멀티 클라우드 지원 강화를 위해 경쟁 회사들과도 손을 잡았다. 온프레미스 시절, 껄끄러운 경쟁 상대였던 마이크로소프트와도 멀티 클라우드 동맹을 맺었다. 오라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19년 애저(Azure)와 OCI를 상호 연결하는 제휴를 맺고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클라우드 리전을 상호 연결했다. 지난 2월에는 서울도 연결 대상 도시에 포함됐다.
양사가 선보인 인터커넥트(Interconnect) 서비스는 OCI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클라우드 간 호환성을 확대해 멀티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클라우드 간 엔터프라이즈급 핵심 워크로드들을 보다 쉽게 마이그레이션 및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오라클에 따르면 인터커넥트 서비스를 통해 오라클 고객은 국내외 다양한 OCI 리전을 활용함으로써 한 국가 내에 머무르면서도 여러 클라우드 리전을 아우르며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 관련 재해복구 및 서비스 제공을 위한 멀티 리전 및 멀티 클라우드 아키텍처가 주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고객들은 또 인터커넥트 서비스를 통해 아키텍처를 재구성할 필요 없이 고품질 연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풀 스택(Full Stack) 애플리케이션을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서 구동할 수 있다. 향후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이전하거나 OCI와 애저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가능하다.
인터커넥트 서비스는 독자적인 저지연(low latency) 연결 서비스를 제공해, 기업들은 양사 클라우드 플랫폼 모두 활용함으로써 보다 신속하게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고 구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실제로 국내 양 클라우드 간 인터커넥트 지연성 테스트에서 OCI 가상머신(VM)과 애저 가상머신 간 왕복 지연성은 1.2 마이크로초(ms)에 불과했다.

클라우드를 쓰는 기업들 입장에서 멀티 클라우드는 점점 거부하기 힘든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다. 멀티 클라우드로 인해 클라우드 업계 판세도 예전과는 다른 구도로 펼쳐지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지켜보는 입장에선 아주 흥미로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 기사 :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 기사 정리: ㈜한국능률협회미디어 이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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