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시장의 지각변동, 새로운 주류로 떠오른 오라클 클라우드 HPC”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인공지능(AI) 관련 기술로 퍼블릭클라우드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추격자 오라클은 고성능컴퓨팅(HPC) 솔루션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근에는 닛산을 고객사로 유치하는 한편 인텔 등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오라클이 지난 9월 23일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10년간 HPC 관련 기술 투자를 지속해 온 기술 로드맵을 공개하고 성장성 높은 클라우드 기반 HPC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되는 클라우드 기반 고성능컴퓨팅(HPC) 수요 공략에 나선 것이다.
이번 발표는 슈퍼컴퓨터 기반 유체역학, 구조해석, 위험관리 모델 계산 등을 위해 대규모 전산자원을 필요로 하는 일반 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각국의 핵심 업종별 HPC 활용 업무를 지원함으로써 글로벌 퍼블릭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경쟁사의 추격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제조, 금융, 바이오 등 산업별 고객사들이 본업에 집중하면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HPC 기술을 제공하겠다는 메시지인 만큼 앞으로 한국 클라우드 시장 입지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라클, HPC 컴퓨팅 시장 주도 나서
기영삼 한국오라클 클라우드 사업개발담당 전무는 “HPC는 우리 관점에서 비디오컨퍼런싱(화상회의)과 같이 대용량의 컴퓨팅 자원을 쓰거나, 금융 업종의 이상거래(탐지) 및 보험 계리 등 리스크핸들링(위험예방·대비) 연산에 쓰거나, 연구개발 및 엔지니어링 분야 연산에 쓰는 등의 분야로 구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오라클은 대한민국이 선도 산업으로 보유하고 있는 선박(조선) 산업과 반도체·전자산업 등 제조 엔지니어링 업종, 단기간 일시적으로 대용량 자원 활용이 필요한 수요가 있는 금융 업종, 인구 기대수명이 늘면서 ‘인공관절’ 등 여러 연구개발 투자가 늘고 있는 ‘바이오테크’ 업종 등 세 가지 분야에서 클라우드 HPC를 공급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면서 “이 분야 종사자들이 HPC와 같은 IT를 특별한 수단이 아닌 공기·물처럼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오라클 관계자에 따르면 구축형(On-Premise) 전산자원을 활용해야 했던 HPC 업무를 클라우드로 전환 시 비용, 용량, 유연성, 성능면의 이점이 명확하다. 기업은 클라우드 HPC를 활용시 구축형 인프라 대비 초기비용을 줄이면서 사용량 기반 비용예측이 가능하다.
더 많은 컴퓨팅, 스토리지 자원에 접근해 모델 해석과 같은 업무도 처리할 수 있고, 언제든 주문형 자원 사용으로 즉시 작업을 실행할 수 있다. 특히 오라클은 자사가 타사대비 뛰어난 가성비, 단일 노드 최대 용량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서 온프레미스 수준 성능 내는 HPC 컴퓨팅
오라클 클라우드 HPC 서비스는 차세대 하드웨어·전용 베어메탈 인스턴스를 이용한 구축형 자원 수준의 성능과 제어기능을 제공하며 전산유체역학(CFD) 업무를 AWS 대비 44% 저렴하게 실행할 수 있다.
스토리지는 6.4TB 용량의 NVMe 플래시스토리지 베어메탈인스턴스 및 볼륨당 3만5000IOPS와 32TB 용량을 제공하는 엘라스틱블록스토리지(EBS)를 지원하고, 네트워크는 2ms 미만 지연시간으로 100Gbps 쓰루풋을 내는 초고속전송기술 RoCE를 지원한다.
기 전무는 “전통적으로 오라클은 관계형 데이터베이스와 그에 담긴 데이터 관리·처리, ERP·CRM·SCM 등 애플리케이션으로 불리는 패키지 소프트웨어, 두 분야를 그간 가장 중요한 매출 및 투자의 축으로 삼아 왔다”며 “최근 3년간 퍼블릭클라우드 인프라·플랫폼 시장에서 회사의 전략 방향을 급속하게 강화하면서 이 분야에 무게를 싣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HPC는 그 일환으로 새로 대두된 핵심 축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에서 HPC 컴퓨팅을 지원하는 이번 로드맵을 통해 기업 고객은 구축형과 동일한 수준의 성능을 갖춘 HPC 컴퓨팅을 활용함과 동시에 사용량에 따른 지불이 가능한 유연한 가격 정책과 시스템 확장성을 포함한 오라클 클라우드의 혜택도 전방위적으로 누릴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 시장 진출에 늦은 오라클이 HPC 시장을 발판으로 뒷심을 발휘할 지 주목된다.
인텔·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술 기업과 전방위 협력
오라클 미국 본사는 이날 새벽 발표한 ‘HPC 컴퓨팅 로드맵’을 통해 HPC 분야 주요 기업들과 기술 및 사업협력을 확대해 HPC 컴퓨팅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카란 바타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 제품 개발 부사장은 “오라클은 베어메탈 인프라스트럭처와 초저지연 RMDA 네트워킹을 기반으로 동급 최고의 성능을 갖춘 독보적인 HPC 컴퓨팅 클라우드 포트폴리오를 제공해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닛산 등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전산유체역학연구(CFD), 충돌, 3D 시뮬레이션, 컴퓨터 이용공학(CAE), 설계자동화(EDA), VFX 렌더링, AI 교육 및 추론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오라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HPC 워크로드 도입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며 이번 발표의 의미를 강조했다. 줌 같은 비디오 컨퍼런스, 원격 교육, 자율 주행, 인공지능에 들어가는 수많은 기술들이 클라우드 사업에 연결된 만큼 일관된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게 비전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인텔, 엔비디아, AMD, 알테어, 리스케일 등 기업들과의 협업으로 HPC 시장 공략에 나섰다. 우선 인텔과는 내년 초부터 인텔 아이스레이크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HPC 컴퓨팅 인스턴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충돌 시뮬레이션, CFD(전산유체역학연구), EDA(설계자동화)를 포함한 복잡한 워크로드 성능이 기존 X7 HPC 대비 30%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비디아와는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에 차세대 GPU 인스턴스를 적용하여 시간당 3.05달러의 낮은 가격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해당 베어메탈 인스턴스는 클러스터 네트워크와의 결합으로 단일 클러스터에서 GPU를 512개까지 확장 가능해 AI 교육 및 고성능 워크로드에서 효과적으로 쓰인다.
이와 같은 성능 향상은 인공지능(AI) 연구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케렘 소주게서 딥젠 공동 창립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인간의 음성을 AI에 복제하는 것은 높은 수준의 처리 능력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과제”라며 “오라클 클라우드 기반의 엔비디아 A100 GPU는 처리능력을 즉시 37% 향상시켜 자사의 비즈니스를 더욱 유연하게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HPC 사업 강화를 위해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인 알테어, 리스케일과의 파트너십도 확대한다. 알테어는 데이터 애널리틱스, 제품 개발, HPC 관련 솔루션을 공급하는 기업으로 고성능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과 애널리틱스 제품을 포함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워크로드를 오라클 클라우드에서 구현할 예정이다.
제조, 자동차, 항공 우주, 첨단 기술, 생명 과학,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 걸친 전세계 알테어 고객사가 오라클 클라우드 기반의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프로토타입 테스팅 비용을 절감하고, 제품 설계 과정을 단축 및 개선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워크로드를 경쟁 업체에서 오라클 클라우드로 이전한 이후 알테어는 이미 20%의 비용을 절감했다. 알테어의 샘 마할링엄 CTO는 “고객이 복잡한 문제를 보다 빠르고, 쉽고,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오라클의 표준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했다”며 “최고의 가격 대비 성능을 제공하는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를 통해 자사의 고객이 지속적 혁신이 가능한 제품을 손쉽게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HPC 제공 업체인 리스케일과 파트너십도 발표했다. 오라클 HPC 인스턴스에는 리스케일이 사전에 구축한 450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이 탑재되어 기업 고객이 보다 손쉽게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에서 24시간 이내에 필요한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업무를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자체 라이선스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리스케일의 테리 댄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리스케일은 수분 안에 구축이 가능한 HPC 플랫폼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고성능 컴퓨팅의 복잡성을 제거한다”며 “고성능 컴퓨팅을 위한 이상적인 플랫폼을 제공하는데 있어, 업계 최초의 베어메탈 HPC와 초저지연 RDMA 네트워크를 탑재한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는 최고의 선택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라클은 암페어와의 파트너십으로 ARM 기반 컴퓨팅을 OCI에 최초로 도입한다. 오라클의 ARM 기반 인스턴스는 다른 x86 컴퓨팅 인스턴스 대비 코어당 월등한 가격 대비 성능을 제공한다. 오라클 리눅스와 우분투를 포함한 다양한 리눅스 운영체제에서 3.3GHz 터보 주파수를 사용하는 코어를 최대 160개 탑재한 베어메탈 혹은 가상머신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워크로드 특성 및 요구사항에 따라 다양한 범주의 코어 혹은 메모리 선택이 가능하며, 오라클 올웨이즈 프리 서비스는 퓨어 컴퓨팅 인스턴스 외에도 다른 인스턴스의 개발 및 테스트를 지원한다. AMD와의 협력도 늘려나간다. AMD 로마 CPU를 기반으로 하는 오라클 E3 인스턴스는 인스턴스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컴퓨팅 제품 중 가장 비용 효율적인 성능을 제공하며, 범용 워크로드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내년에는 AMD 출시하는 차세대 CPU 밀란(Milan) 기반 E4 인스턴스를 발표할 예정이며, 계속해서 비용 효율적인 반응형 HCP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도표_오라클의 HPC 여정